센터 새소식
[청주시청에서의 34년을 뒤로하고 이제 예순일곱, ‘식품위생·안전’영상제작에 미치다]
시니어제작단 김승섭
< 1. 식품위생, 바른먹거리 관련 영상을 제작하다>
나는 식품위생𐄁안전 문제에는 특히 예민하다.
“권혜선 책임님, 이 영상 컷 한 번만 봐줄 수 있어요?”
“제가 아는 게 없어서 선생님 영상을 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요.”
“아주 보통의 시청자 입장에서 봐주시면 됩니다. 전문가적인 시각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이 영상이 무슨 내용인지 쉽게 이해 가는지 알고 싶어서요”
“ 네. 그러면 충분히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 음식점 사장님들 인터뷰들은 조금 가게 홍보하는 것 같은데요. 내용이 반복되기도 하구요.”
“아, 그렇게 보여요? 사실 가게 홍보하는 내용처럼 보일까 봐 걱정을 했었어요. 원래는 이 가게 사장님들께서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인 떡볶이 가게나 편의점 사장들이어서 음식 제조하고 판매하는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어린아이들이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한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 인터뷰인데…
이러면 곤란한데, 제가 편집하면서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바른 먹거리, 위생적인 음식을 만드는 소상공인 가게들을 찾아가
사장을 인터뷰하는 한편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만들면서 참 골머리를 앓았다.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 직원들에게 여러 번, 가 편집된 영상을 보여주며 괴롭히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영상에 전달하려는 주제 분야는 내가 관심도 많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분야이다.
지난 34년간 충청북도 청주시청과 상당보건소에 몸담으면서 시민들의 위생, 안전, 보건 문제와 관련한
업무를 주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의 일상을 담은 이번 영상을 만들면서
시민들이 식품위생․안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더 머리를 짜내
추가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에 몇 주를 더 보냈다. 영상 제작을 시작한 지 2년 차이지만 이렇게 3주 넘게
애를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영상 제작에 이렇게 본격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상의 ‘영’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 2. 우연히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를 접하다 >
34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세계여행도 하며, 국내를 누비고 다녔다.
몇 년간은, 평생을 그렇게 즐기며 사는 게 성실히 직장 생활하며 정년퇴직한 나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옛 직장동료에게서 시니어클럽에 한번 가보라고 권유를 받았다.
2023년 11월 어느 날, 청주우암시니어클럽을 방문했다. 담당자를 만나니 시니어클럽이 하는 일을 자세히 소개하며,
영상제작단 활동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나는 직장생활 할 때 업무에 필요한 사진을 찍은 경험밖에 없기에 어려움을 표했더니,‘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라는 곳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기초 교육을 해주고 보수교육이나
개별 지도도 해준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동영상을 찍어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겁도 없이 하겠다고 신청했다. 그러나 평생 동영상 한번 찍어본 경험도 없는 내가
어디서 그런 용기를 내고 신청하게 됐는지 집에 와서 정신 차리고 보니 겁이 덜컥 났다.
그때부터 영상제작단 선배들이 올린 1년 치 영상을 모두 검색해서 살펴보았다. 어떻게 찍는지,
어떻게 나열하는지, 자막은 어떤 말로 하는지, 보고 또 보고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고 최면을 수도 없이 걸었다.
< 3. 40대에 직장암을 이겨냈던 ‘무대뽀’ 도전 정신으로 >
처음부터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어디에서 나온 용기인 줄 모르는 무대뽀 정신으로 출사표는 던졌지만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그때 떠오른 기억이 2004년 9월, 47살에 느닷없이 찾아온 직장암 진단이었다.
이 진단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지만, 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가족들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각오로 잘 이겨냈다. 그로부터의 인생을 덤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즐기고 주변과 더불어
보람 있는 인생을 살리라 다짐하며, 정년퇴직 후 충북대학교병원 암 병동에서 힘들어하는 암 환우들
돌봄 봉사를 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을 보듬는 역할로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다 보니, 우수봉사자로 선정되어 과분하게도 충청북도지사상을 받기도 했다.
나는 죽는 날까지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활기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그래, 직장암도 이겨냈는데 이까짓 영상쯤이야 못 찍겠어?”
< 4. 욕심이 생기다 >
평소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집중하고 끝을 보는 성격이라 근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시청자미디어센터 선생님들한테 매달려 한 가지 한 가지 배우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냈다.
’24년 3월 18일 첫 과제였던 ‘달라진 우암산 둘레길’을 촬영하고 편집했던 것을 시작으로 이후,
4월 17일 ‘무심천 벚꽃 축제’, 5월 14일 ‘진천 농다리 축제’ 등 환경팀으로 배정받아
2024년에 총 10편을 촬영, 편집, 업로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 중에서 코로나, 사스(SARS) 등 각종 감염병을
예방적인 감시 업무를 하며 도민의 보건 증진과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힘쓰는 숨은 방역 파수꾼 역할을 하는
보건환경연구원을 일반 시민들이 쉽게 알 수 있게 소개한 영상과,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 소개 영상을 통해
우리가 먹는 수돗물이 얼마나 많은 공정을 거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품질로 각 가정에 배달 되는지
상세하게 소개하여 시민들에게 수돗물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한몫한 것 같아 뿌듯했다.
먹는 물 홍보 잘해줘서 상수도사업본부가 기관 평가를 좋게 받았다고 고마워하는 직원들을 보니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더없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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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농다리축제> | <충청북도 보건환경연구원> |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 |
이 같은 결과가 있기까지 그간의 교육과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처음 영상 제작을 위해 받았던 프리미어프로 기본교육(’24. 2. 19~3.14, 월~수 5시간씩 3주간 받은 영상제작교육,
서정환 강사․장재현 보조강사). 이미 3년 차 선배님들과, 함께 들어온 동기님들은 모두 영상에 대한 기본 지식과
경험이 있는 분들이었기에 이해하고 따라가는 분위기였다. 나만 강사님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것 같았다. 어려웠다. 교육이 끝나면 무엇을 배웠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며 교육 내용을 전부 메모하며 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육이 끝나면 메모지를 보고 또 보고 수없이 보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
선생님들한테 묻고 또 물었다. 내가 따라 할 수 있도록 원초적으로 메모하며 점차 매뉴얼을 다듬어 나갔다.
폴더 구성, 프레임 크기, 최초 시퀀스 설정, 가우시안, 썸네일 만들기, 동영상 길이 편집,
영상에 박스 화면 추가, 디졸브 사용법 등 처음에는 용어조차도 어렵던 매뉴얼이 점차 눈에 들어오고
프리미어프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난 1년 동안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의 여러 교육 과정을 통해 비록 시니어 영상제작단이지만
마음만은 전문 유튜버라는 자부심으로 한편, 한편 최선을 다해 영상 제작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일시 | 교육명 | 교육내용 및 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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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4일~ | 영상기획안 작성 배우기 | 최유진 강사님한테 촬영 전 기획안의 중요성과 콘텐츠 명, 기획 의도, 타임테이블 등 구성에 대한 내용을 배우며 조금 더 체계적인 촬영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
2025년 1월 17일~ | 방송원고 녹음 실습 | 아나운서 출신 김유란 강사님한테 배웠다. ‘전달력 있는 스피치 스킬’이라는 주제로 주어와 술어 사이 띄어 읽기, 끊어 읽기, 쉬어 줘야 하는 예시, 장단음 지키기, 숫자 장음, 감정을 실어서 연기하듯 목소리 연출 등 이론과 개별 실습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이제는 동료나 주변 사람들한테 내래이션 톤이 좋고 영상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영상 잘 만든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
2025년 2월 5일~ | 스마트폰 앱 기초 활용 원데이클래스 | 정선 강사님으로부터 교육받으며 캠코더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활용한 영상 촬영, 편집 기술을 익혔다. |
2025년 2월 10일~ | 스마트폰 숏폼 제작(캡컷) 및 영상 문법 교육 | 간편하게 숏츠 제작하는 방법을 배워 어설프지만 2월 27일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를 소개하는 숏츠 ‘알면 돈 버는 꿀팁!’제작을 시작으로 ‘청주열린도서관’소개 숏츠 등 6편의 작품을 업로드하고, 촬영할 때 꼭 필요한 영상 문법을 배워서 영상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영상제작단 동료들이 숏츠 전문가라고 한다. |
2025년 2월 22일~ | 종합녹음실 원데이클래스 | 소리란 무엇일까, 녹음실 장비 및 특징 알아보기, 녹음 장비 활용 방법, 목소리 녹음해 보기, 녹음 파일 저장 및 전송해 보기 등 실습을 통해 내래이션 녹음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 하게 되었다. |
2025년 5월 13일~ | 인공지능 AI 윤리와 올바른 미디어 소비 |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이인재 교수님의 강의. 공인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영상 제작에 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
2025년 7월 7일~ | 캡컷 PC 버전 활용 영상 편집 실습 | 한민 강사님의 6차시 교육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숏츠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2025년 8월 4일~ | ‘VN’편집 프로그램 어플을 활용한 숏츠 제작 교육 | 황준혁 강사님에게 보안이 문제점으로 대두된 캡컷 프로그램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어플 프로그램을 새롭게 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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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원고 녹음 실습> | <캡컷 PC 버전 활용 영상 편집 실습> |
< 5. ‘기록’은 나의 힘! >
지난 34년간의 공직생활에서도 나는 ‘기록쟁이’로 유명했다.
무슨 일이 있든지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으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매년 캘린더에 지속성 업무와 신규 업무들을 꼼꼼하게 정리해 둔 덕에 무슨 일이 있는 경우에
동료들이 와서 내게 묻고 조언을 구할 정도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나의 기록 습관에서 영상 제작도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냥 지나가면 흘러가버리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해서 편집, 제작하는 것들이
다른 사람이 함께 보고 즐기는 영상 기록이 되는 것이니까.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지만 기록은 보존되므로, 나는 이런 작업들이 모두 의미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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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히 적어놓은 영상기획안과 교육의 흔적들> | |||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영상을 배워 영상제작단 활동을 하다 보니, 청주시청 각 부서에서 하는 일에 대한
홍보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퇴직을 하면 사회에서는 쓰임새가 없는 노인네로 전락하는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 수 있는데, 하고자 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또한 인생 2막을 다시금 청춘의 심장으로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덕분에 오늘 하루도 프로라는 자부심으로 나는 영상을 찍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