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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시니어를 가르치는 다큐 제작 교육 참여 수기
정재은 작성일 : 2026.02.19 조회 : 123

은퇴 이후 우리는 카메라를 들었다. 시니어가 시니어를 가르치는 다큐 제작 교육 참여 수기

은퇴 이후 우리는 카메라를 들었다

- 시니어가 시니어를 가르치는 다큐 제작 교육 참여 수기 -


작성 정호정, 박남진

정리 정재은 주임


※ 각 이미지를 누르시면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배움에 나이는 없다, 40년 교직을 떠나 카메라로 세상과 만나다  정호정   4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시간만큼이나 갑작스러운 여유가 낯설게 느껴졌다. 새로운 목표와 성취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중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의 ‘영상자서전 제작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고, 직접 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큰 보람과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디어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연장선에서 ‘3분 미니 다큐 제작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회적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소재 선정부터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남양주에 거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고민 끝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퇴계원산대놀이’를 다큐멘터리의 소재로 정하게 되었고, 익숙한 공간 속에 숨겨진 소중한 문화유산을 영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이 과정은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다큐멘터리가 개인의 시선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임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이번 교육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시니어가 시니어를 가르치는’ 교육 방식이었다. 강사님 역시 같은 시대를 살아온 분이기에 수강생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자연스러웠고, 학습 과정 전반에서 심리적 거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끊임없이 격려하며 앞에서는 이끌고 뒤에서는 밀어 주는 열정적인 지도 방식이 인상 깊었다. 새로운 기술 앞에서 주저하던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모습은 큰 자극이 되었고, 배움에 나이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해 주었다.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구성안 작성의 중요성’이었다. 짧은 3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기획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 자료 조사와 현장 촬영, 인터뷰 준비까지 직접 발로 뛰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와 영상이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또한 자료를 활용함에 있어 저작권에 대한 이해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한 배움이었다.  편집 과정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프리미어 프로는 시니어 수강생들에게 결코 만만한 도구가 아니었고, 이해와 숙련을 위해 반복 학습이 반드시 필요했다. 기획, 촬영, 편집을 거치며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모든 과정을 지나 마지막 엔딩 스크롤이 올라갈 때의 뿌듯함은 그동안의 고생을 단번에 보상해 주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작품인 〈이석영 선생과 6형제〉는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부와 명예를 내려놓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노고를 조명하며,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진접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모의법정을 진행하며 작품을 확장해 나간 경험은, 청소년들의 역사 의식 고취에 작은 힘이나마 보탰을 것이라는 생각에 깊은 보람을 느끼게 했다.  완성된 작품이 KBS 열린채널을 통해 방영되었을 때의 감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비록 작은 작품이지만, 우리 문화유산을 전승·발전시키는 데 미약하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자부심을 느꼈다. 또한 제작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과 함께한 시간 자체가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으며,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앞으로는 우리 고유의 발효 문화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 보고자 한다. 전통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누룩과 막걸리 등 우리의 전통주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사라져 가는 전통을 기록하고 알리는 작업에 도전하고 싶다. 이를 위해 촬영 기법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은 물론, 드론 촬영 등 새로운 기술 습득에도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3분 미니 다큐 제작 과정은 은퇴 이후의 삶에 새로운 목표와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배움과 도전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며, 경험은 또 다른 창작의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이 과정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기록하는 삶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기록을 넘어 이야기로, 시민 제작자의 첫 다큐 도전기  박남진   희망 퇴직 후 책과 친해지기 위해 정약용도서관을 자주 찾던 중, 우연히 도서관 옆에 위치한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관심 있던 미디어 분야, 특히 영상 다큐멘터리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해당 강좌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50대인 저는 한차례 포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추가 자리가 생기면서 저에게도 소중한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다큐멘터리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고, 이 생각이 이번 교육에 참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기획부터 촬영, 편집, 완성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 또한 교육 참여를 결정한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이번 교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시니어 강사가 시니어를 가르치는 구조였습니다. 강의는 단순한 기술 전달에 그치지 않고,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에 맞게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깊고 밀도 있게 고민하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강사이자 인생 선배로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도 수강생을 ‘초보자’가 아닌 ‘동료 창작자’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방향성을 잃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독려와 희망을 전해 주신 두 분 강사님의 열정 덕분에, 기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표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고, 미디어 제작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흡연과 비흡연의 공존〉의 제작 과정은 ‘정답을 찾는 작업’이 아니라 ‘균형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의 주장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인터뷰 질문의 어휘 하나, 화면의 구도, 자막, 화면 전환의 리듬까지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수정했습니다. 다큐라는 장르에 맞게 정확한 자료와 통계 자료를 수집하며,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내고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훈련이 되었습니다.  인터뷰 촬영과 흡연 장면 촬영 등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기획과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의 진실성’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머리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어야 하며, 기술적 완성도 또한 중요하지만 결국 다큐의 힘은 문제의식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깊이 체감했습니다.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KBS 열린채널에 제출되어 제1205회로 편성되고, 11월 26일(수) 14시 10분에 실제 방송으로 송출되었다는 사실은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큰 책임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내가 던진 질문과 시선이 공공의 전파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미디어 제작자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방영을 통해 다큐멘터리가 ‘아마추어의 결과물’이 아닌 ‘시민의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인터뷰를 도와준 동료들과 이번 과정에 함께한 동기분들, 모든 과정에서 힘을 보태주신 강사님들,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장님과 직원분들의 응원과 격려는 몸 둘 바를 모를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 또 다른 다큐멘터리에 도전할 수 있는 중요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지나쳐 왔던 갈등, 공존,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주제로 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메시지보다는 한 사람의 경험과 목소리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기록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또한 이번 교육에서 배운 제작 과정을 토대로, 내가 사는 지역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연이 아름다운 남양주를 배경으로 한 자연 다큐멘터리를 구상 중입니다. 이 자연 다큐멘터리는 많은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천천히 준비해 도전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3분 미니 다큐 만들기 – 기초부터 완성까지> 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나의 시선과 경험을 사회와 연결하는 방법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출발점 삼아 앞으로도 작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꾸준히 질문을 던지는 시민으로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