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새소식
“공익적 미디어교육을 통해,
어르신의 이야기가 세대와 지역을 잇습니다”
인터뷰: 남양주시다산노인복지관 김자명 사회복지사
남양주시다산노인복지관은 올해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의 노인미디어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영상 자서전으로 기록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카메라 앞에서 인생을 이야기하고, 편집 프로그램으로 한 장면씩 완성해가는 과정은
낯설지만 설레는 도전이었다. 복지관에서 이번 교육을 담당한 김자명 사회복지사는
“공익적 미디어교육을 통해 어르신의 이야기가 세대와 지역을 잇는다”고 말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르신들의 변화와 교육이 남긴 의미를 들어보았다.
chapter 1. 교육 참여 계기와 기대
Q.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의 노인미디어교육 공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 남양주시다산노인복지관은 ‘어르신의 존엄과 품격이 지역과 어우러지도록 함께한다’는 미션 아래,
어르신이 자기 삶의 주체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노인미디어교육’ 공모를 접하게 되었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미션인 ‘미디어 이용자 권익증진’이 복지관의 ‘두드림(존중과 참여)’ 비전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재단의 핵심가치인 공익·동행·전문·책임은 복지관이 추구하는 ‘어울림(세대와 지역을 잇는)’ 철학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어르신들이 단순히 미디어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고 세상과 나누는 ‘미디어의 주체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였고,
복지관은 큰 의미를 두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공모 당시, 복지관에서는 이 교육을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했는지요?
- 복지관은 이번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이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기를 기대했습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나는 이런 건 잘 모르겠다’며 한 발 물러서셨습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을 통해 미디어를 스스로 다루며 자신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시기를 바랐습니다.
또한 ‘영상 자서전’이라는 주제를 통해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이 존중받고 기억될 수 있는 과정을 경험하시길 희망했습니다.
복지관은 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을 통해 지역과 세대를 잇는 참여자로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chapter 2. 교육 운영 과정
Q.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어르신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 첫 수업 때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만든다고요?” 하시며 낯설어하셨습니다.
이메일 로그인이나 편집 앱 설치조차 어려워하시던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회차가 지나자 서로 “이건 이렇게 눌러야 돼요.”, “이렇게 하면 자막이 들어가요.” 하며 서로에게 알려주셨습니다.
복지관은 이런 변화를 보며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실감했습니다.
어르신들이 편집 프로그램 ‘키네마스터’를 통해 컷 편집, 자막 삽입, 배경음악 넣기 등을 직접 시도하며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수업 중 웃음과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자연스레 학습 분위기가 활기차게 이어졌습니다.
복지관은 이러한 변화를 ‘반올림(활기찬 건강생활)’의 실천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복지관 담당자로서 교육을 함께 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인상 깊은 순간이 있었다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단연 최종 상영회였습니다.
약 두 달간 진행된 수업을 통해 완성된 참여자 13명이 제작한 영상 자서전이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의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 사진, 가족 이야기, 인생의 전환점들이 음악과 함께 흘러나올 때마다
관람석에서는 웃음과 탄성이 이어졌습니다.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가 큰 화면에 등장하자 “이게 정말 내가 만든 영상이야?”라며 놀라워하셨고,
감격스러워 눈시울을 붉히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사실 작품발표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편집 파일을 정리하고, 영상을 출력하고,
상영 순서를 맞추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적인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복지관과 재단, 강사진이 끝까지 함께 고민하며 완성도를 높였고,
어르신들의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간의 모든 노력이 보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날의 상영회는 단순한 결과발표회가 아니라,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이 미디어 속에서 존중받고,
사회와 연결되는 진정한 공익적 장면이었습니다.

Q. 영상 자서전이라는 주제가 어르신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다고 느끼셨는지요?
- 영상 자서전은 어르신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글로 쓰는 자서전과 달리, 영상 자서전은 직접 말하고 장면을 구성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생생했습니다.
한 어르신은 “내 인생이 이렇게 멋있게 정리될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가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 자서전은 어르신의 삶을 기록하는 동시에,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존중하고
세대와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chapter 3. 성과 및 변화
Q. 교육 전과 후, 어르신들의 태도나 자신감, 미디어 활용 능력에서 어떤 변화를 느끼셨는지요?
- 교육 초반에는 “나는 이런 건 못해요.”, “이건 젊은 사람이나 하는 거예요.”라고 하시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교육이 거듭되면서 어르신들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복지관 로비에서 “제가 만든 영상 한번 보실래요?” 하며 자랑스럽게 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영상 편집, 자막 삽입, 배경음악 조정 등 기술적인 능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함께 자라났습니다.
수업 중 서로의 영상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응원의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존중과 소통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복지관의 ‘두드림(존중과 참여)’ 가치와 시청자미디어재단재단의
‘동행과 전문성’이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된 순간이었습니다.

Q. 최종 상영회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했을 때, 담당자로서 어떤 감정이 드셨는지요?
- 상영회가 진행되는 동안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습니다.
영상이 끝날 때마다 참여자들의 서로를 향한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고,
무대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순간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부심이 묻어났습니다.
수료증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시던 한 어르신은
“이 나이에 이런 걸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복지관 담당자로서 가슴이 벅찼습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작품을 넘어, 세상과 만나는 ‘첫걸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상영회는 복지관이 지향하는 존중과 참여의 철학, 그리고 재단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미디어교육의 가치가 그대로 드러난 자리였습니다.

chapter 4. 복지관의 시각에서 본 의미
Q. 이번 프로그램이 복지관의 기존 어르신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점이 있었는지요?
- 기존의 평생교육이나 취미여가 프로그램이 배움과 즐거움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 미디어교육은 표현과 존중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어르신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상으로 구성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복지관의 ‘헤아림(이웃 간 온정을 나누는)’ 가치가 실현되었고,
시청자미디어재단재단의 핵심가치인 ‘전문성과 책임’이 더해져 교육의 완성도와 신뢰성이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복지관이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어르신의 삶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계기였습니다.
Q. 향후 복지관에서 이런 미디어교육을 계속 진행한다면,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하거나 확대하고 싶으신지요?
- 이번 사업을 통해 미디어가 어르신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기술적인 부분(영상편집, 나레이션 녹음, 시나리오 작성 등)을 조금 더 보완하고,
개인별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방식을 도입하고 싶습니다.
또한 영상 자서전 외에도 ‘가족 영상편지’, ‘지역 이야기 다큐’, ‘세대공감 인터뷰 영상’ 등으로 확대하여
세대 간 소통의 폭을 넓힐 계획입니다.
복지관과 시청자미디어재단재단이 함께 힘을 모아 공익적 미디어문화의 확산을 이어간다면,
어르신의 삶이 존중받고 지역이 성장하는 선순환이 지속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