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새소식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 협력
<농아인 공공서비스 개선 프로젝트 '민원수어' 제작>
글: 이숙경 강사, 조희정 선임
정리: 조희정 선임
경기센터는 2022년부터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와 연계하여 농아인 미디어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스마트폰 활용 영상제작 교육부터 수어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교육까지 다양한 방향의 교육을 함께 기획하고 운영해 나갔는데요. 24년에는 보다 사업영억을 확장해 <민원수어> 제작 프로젝트를 공동진행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씩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서 서류발급이나 민원 접수를 한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농아인분들이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실때는 어떨까요? 점자책이 비치되어 있거나 수어가 가능하신 분이 계실 경우에 비교적 소통이 원활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필요한 서비스를 바로 제공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가 있습니다. 경기센터는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와 함께 농아인 대상 행정서비스를 개선하고자 영상으로 '민원상황 시에 자주 쓰이는 수어'를 묶은 <민원수어> 책자를 발간하고, 올해 중으로 남양주 내 행정복지센터와 경기도 내 수어통역센터에 책자를 배포할 예정입니다.
2022년부터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의 교육을 담당하시고, 이번 <민원수어> 제작 프로젝트에서 함께 하신 이숙경 강사님의 자세한 후기 들어보실까요?
농인과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강의에는 수어통역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가장 신경썼습니다. 제가 농인처럼 수어를 잘 할수는 없으며, 솔직히 수어준비와 강의준비를 동시에 잘할 수는 없었기에 부담이 되는 수업이었습니다. 더욱이 질문의 내용을 번역할 수 없을 때가 많이 우려되었는데요. 그로 인해, 보조할 시각 자료 준비와 칠판 사용으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참여하셨던 농인 학습자들의 나이가 다양했는데, 안타깝게도 학령기때 교육을 제때 받지 못한 학습자도 계셨습니다. 또 수어를 배우지 못하고 바디랭귀지와 비슷한 홈사인을 사용하는 학습자도 있었습니다. 강사로서 '수업 난이도를 어떻게 하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남양주수어통역센터와 협의하여 학습자가 포기하지 않도록, 강사의 교육내용을 모방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천천히 개별코칭을 진행하며 수업을 이어나갔습니다.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 장애인, 외모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자폐인이나 발달장애인, 청각장애인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알맞게 알려만 준다면 학습할 수 있고, 적용할 수 있으며,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교육을 통해 성격이 밝아지는 학습자도 만났고,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는 학습자도 만났습니다. 자신감을 얻고 해보려 하는 모습을 보이는 학습자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청각장애인(농인)만 도움이 되는 민원수어집이 아니라 모두가 자주 시청하고 싶은 영상이 되도록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수어를 몰라서 청각장애인을 만나기가 불편했다면 남양주 <민원수어>영상 시청을 통하여 일반 시민과 공무원 등 모두가 영상을 보면서 수어를 따라할 수 있도록 자막과 수어의 리듬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영상제작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청각장애인(농인)이 직접 자신의 민원어부를 처리할 수 없어서 불편했고, 전달오류의 발생이 빈번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방송 참여의 경험이 있는 농인 모델이 있었다면 3개원의 기간을 여유롭게 지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모델을 찾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남양주수어통역센터의 회원들은 40~70대의 나이며 촬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었습니다. 수어는 시각적 학습의 언어로 지역이나 가정환경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속도와 리듬 차이도 있어 여상 제작에는 고려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원들은 직접 영상에 참여하다 보니 자신감을 조금씩 얻는 듯 보였고, 한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더했습니다. "처음이라 정말 많이 떨린다. 프롬프터의 자막을 보면서 하는 것이 더 어렵다."라는 토정은 더 잘 하려는 마음으로 느껴졌습니다. 재촬영을 할 수록 연습량도 늘고 차분함도, 여유도. 부드러움도 늘어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와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업에 참여한 학습자분들의 정성이 담긴 <민원수어> 영상이 많은 농아인분들 그리고 비장애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민원수어> 실물책자는 11월 중으로 발간되어 배포될 예정입니다. 완성까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