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행사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행사 이튿날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끈 'AI 영화 속 미디어리터러시 토크 콘서트'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해요.
토크 콘서트의 강연자로 나서주신 정덕현 문화평론가님은 1997년 게임 회사 '아담 소프트'에서 홍보팀장으로 근무하시며 사이버 가수 '아담'의 기획에 참여하셨고, 현재는 문화평론가이자 신문사 '일간스포츠'의 칼럼니스트로서 국내외 대중문화의 이모저모를 다루고 계시답니다.
연사님은 강연을 시작하시며 학생들에게 '로봇 3원칙'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보셨는데요. 여러분은 이 원칙, 알고 계신가요?
로봇 3원칙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2. 로봇은 첫 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 로봇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로봇 자신의 존배를 보호해야 한다.
이는 1942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SF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 소개된 로봇이 따라야 할 세 가지 원칙인데요, 이 원칙들만 따르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평화로울 것만 같아 보입니다.
그치만 <아이, 로봇>에선 그렇지 않았습니다.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인공지능 로봇이 생존확률이 11%인 소녀와 생존확률이 45%의 주인공 중 단 한 명만을 구할 수 있다면, 로봇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만약 상황이 조금 바뀌어 소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을 구할 수 있다면, 로봇의 선택에는 변화가 있어야 할까요?
연사님께서는 이러한 상황은 그 자체로도 딜레마이지만, 이는 인간에게 또다른 문제를 안겨준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로봇의 제작자인 인간이 로봇에세 무엇을 어떻게 프로그래밍 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연사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 시작은 우리 사회가 '어떤 삶이 행복하고 올바른 삶인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래야만 우리와 함께 살아갈 인공지능에도 '올바른'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연사님은 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AI인 데이빗이 2천년 간 엄마를 찾아나서는 내용의 영화 <에이아이>, 주인공이 AI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영화 <그녀> 등, 여러 콘텐츠들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인간다움'은 무엇이며, '사랑'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이죠. 2024 서울미디어리터러시페스타에서의 이번 토크 콘서트도 이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연사님의 강연이 끝난 후, 강연을 들은 학생들의 열정적인 질문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영화 <아이, 로봇>의 예시에서 연사님은 로봇이 누구를 살려야 더욱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궁금해하는 학생도 있었고, 드라마 PD 진로에 관하여 실무적인 질문을 한 학생 또한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연사님께서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에 대해 언급하셨던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연사님께서는 90년대에 사이버 가수 '아담'을 제작할 당시 앞으로도 이러한 가상 캐릭터가 연예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셨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현재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가 무척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연사님은 이와 함께 가상 아바타의 이미지와 목소리의 저작권 문제 등 새로운 문제 역시도 생겨났다고 지적하셨습니다.
△ 사이버가수 아담의 정규 1집 커버. 출처 아담소프트 △ 5인조 가상 남자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출처 플레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plave_official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SF 영화에 묘사된 여러 쟁점을 배우고, 이와 관련하여 우리 인간이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AI 영화 속 미디어리터러시 토크 콘서트!' 가볍지 않은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주신 정덕현 문화평론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으신 분들 또한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바람직한 공존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