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지역센터> 세종센터> 센터 새소식 센터 새소식 링크공유 프린트 [교육 운영 후기] AI로 연결된 라오스 교실, 그리고 새로운 상상 김민 작성일 : 2025.06.25 조회 : 70 수업 당일, 통역 선생님이 현지의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다고 알려왔다. 준비한 교육 영상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ZOOM 화면 너머로 보이는 교실은 연결 상태가 원활하지 않아 보였고,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다행히 다른 방식으로 영상을 재생하면서 수업은 이어질 수 있었다.처음부터 라오스와 한국을 ZOOM으로 연결하고 통역을 통해 소통해야 하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변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낯선 언어, 다른 기술 환경,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등 수업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AI를 배우기 위해 모인 라오스 한국어센터의 학생들을 떠올렸다. 통역을 거치면 전달되는 수업 내용이 반감되지 않을까, 인터넷 환경이나 컴퓨터 성능이 따라주지 않으면 흥미를 잃진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AI의 가능성과 필요성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계속해서 질문하게 됐다.이러한 고민의 바탕에는 ‘차이’가 아닌 ‘연결’에 대한 마음이 있었다. 디지털 환경의 차이로 기회가 제한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이다.다행히 최근 AI 기술은 점점 작고 가볍게 진화하고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AI 앱들은 스마트폰 안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교육용 컴퓨터실 구축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기반 AI 활용은 대안이 될 수 있다. ChatGPT와 같은 대화형 AI는 다양한 언어를 연결해주며, 단순한 번역을 넘어 소통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다. 이후 등장한 여러 AI 기술들도 자연스럽게 번역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걸 보면, ‘지구촌’이라는 말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물리적인 거리, 장비의 장벽, 언어의 장벽 등 과거에는 넘기 어려웠던 여러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예전엔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안에서 몇 초 만에 해결된다. AI의 내일도 이처럼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그 변화 속에서, AI를 배우는 라오스의 학생들이 미래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날 수업 중, 기술 이야기를 하다 K-pop 이야기가 나오자 조용하던 교실이 갑자기 활기를 띠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K-pop 스타를 말할 때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열정이 재채기처럼 새어 나왔다.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도구다. 과거에는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익힌 소수가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다면, 이제는 AI가 그 어려운 기술을 대신 익혀주는 시대다. 사용자에게 요구되는 건 새로운 시각과 창의력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감각이다.IT 기술과 K-pop이 라오스에 도달한 것이 끝이 아니라, 라오스가 가진 고유한 문화를 AI를 통해 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장벽이 낮아진 시대, 디지털과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한류의 방향을 상상해본다. 그것이 L-pop일지, L-무비일지 아직은 모른다. 다만, 자신만의 이야기를 AI라는 도구에 실어 표현할 수 있다면, 진흙 속의 진주가 세상에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